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은 급격한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균형, 투자 수요 과열 등의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왔습니다. 정부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정책을 도입하고 강화했지만, 일부 정책은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주거나 시장 왜곡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제 정책의 방향성과 수단을 재검토하고, 실수요 중심의 세제 조정을 통해 신뢰 기반의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본 글에서는 그 필요성과 구체적 방향성을 다루고자 합니다.
현행 주택 관련 세제 정책의 구조와 한계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제는 크게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세목은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거래할 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하며, 정부는 이를 통해 시장을 조절하고 재정 수입을 확보해 왔습니다. 특히 2020년 이후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을 대폭 인상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강화 등의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투기 억제에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 보유자의 매물 잠김 현상을 유도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오히려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세부담의 형평성 문제, 지방과 수도권 간의 세제 효과 차이, 예측 가능성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세제 정책은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정책 피로감을 유발하고 시장 왜곡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세제 정책 조정의 핵심 방향과 고려 요소
세제 정책 조정은 단순한 세율 인하나 인상 이상의 종합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첫째,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가구 1 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하거나 종부세 공제 기준을 상향 조정하여 거주 목적의 주택 소유를 장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도 세분화하여 단순한 보유 수 기준이 아닌 지역·가격·보유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과세 체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셋째,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 현실화율 등 세부 기준의 급격한 조정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유발하므로,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넷째, 지방정부와의 세수 조정 문제도 중요합니다. 재산세와 취득세는 지방세로서 자치단체의 재정 기반을 형성하므로, 중앙정부의 정책 조정이 지방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협력 구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세제 혜택이 특정 계층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제도적 형평성을 확보하고,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세부담 완화 장치를 병행하여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세제 개편의 필요성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공급과 수요의 균형, 금융 정책의 조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세제 정책에서 비롯됩니다. 현행 세제는 다주택자 억제라는 명분 하에 다양한 규제를 도입하였지만, 실수요자에 대한 고려 부족과 급격한 정책 변화로 인해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부작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향후 세제 정책은 단기 대응보다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틀 안에서 설계되어야 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일관된 방향성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세금이 단순한 부담이 아닌 사회적 책무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정책의 목적과 혜택이 투명하게 전달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국 사회는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주거 다변화 등 복합적 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삶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 조정이 절실하며, 그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주거정책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